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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여행 D-3] 대한항공 프레스티지석 종류, 뉴욕여행 준비 본문
얼마만의 뉴욕여행인가. 출국이 3일 앞으로 다가왔다.
대학졸업 직후에 아무것도 모를 때 이모부가 보내주신 졸업여행으로 도달한 곳이 뉴욕이었다. 경제도시 미국에 대한 선입견으로 미국엔 볼 게 없을 거라며 기대도 하지 않았었는데, 처음 LA에 갔을 때도 그렇고 뉴욕, 하와이 등 매번 미국에 갈 때마다 그 편견은 즉시 깨진다. 경제도시라고 해서 독일의 프랑크푸르트처럼 재미없는 게 아니라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거리의 모든 것이 다 갖춰진 나라가 미국이다. 그리고 강아지들까지도.
그런데 졸업여행으로 뉴욕에 갔을 때는 센트럴파크 근처에도 가지 않았다. 여행 일정에 센트럴파크가 들어있지도 않았고 호텔이 센트럴파크랑 멀리 떨어져 있어서 여행 일정이 시작되기 전에 나 혼자 일찍 일어나서 센트럴파크를 즐기겠다는 마음을 먹지도 않았다. 그때는 센트럴파크 말고도 뉴욕의 모든 것이 새로워서 굳이 센트럴파크를 찾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너무 다르다. 뉴욕의 재즈바, 카페, 센트럴파크에서의 산책, 그리고 야외 영화관. 이것만 있으면 뉴욕 여행이 너무 행복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원하는 것이 분명해진 지금의 나는 뉴욕여행을 가기 3일 전부터 마음껏 상상하고 미리 그 행복감을 지금으로 가져와 느껴보는 중이다. 사실 뉴욕여행을 위한 여행 책도 많이 구매했는데 갑작스럽게 한의원에 입원하게 되면서 책을 정독하는 것도 물 건너갔다 ㅎ
어제의 나도 내가 아닌 요즘
뒤돌아보면 처음 뉴욕에 갔을 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너무나도 다른 사람이다.
10대와 20대의 나는 1, 2년이 지나도 큰 변화 없이 늘 같은 생각을 하고 같은 선택을 하는 사람이었다. 그러다 보니 늘 같은 패턴의 문제를 반복하고 그것 때문에 자책하며 괴로워했었다. 대부분의 사람이 그렇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마음공부를 하는 요즘은 불과 어제의 나도 내가 아님을 느낀다. 그리고 내가 이 땅에 이 육체를 입고 태어나기를 선택한 이유가 무엇을 배우고 깨닫기 위해서였는지 조금씩 선명해지고, 세대를 거쳐서 내려온 수많은 인셉션들과 카르마를 내가 나의 세대에서 끊어내기로 선언했다는 것도 알게 된다. 그만큼 내가 큰 사람이며 마음이 열려있기 때문에 가능한 거라는 것도. 마음공부를 하면서 이것에 대한 자각이 오기 전까지는 나는 내가 선택한 이 생이 싫었다. 이러한 육체를 입고 지금까지의 경험을 하고 이러한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이 싫었다. 살아오면서 내가 했던 모든 선택을 부정하면서 살았던 시절이 있었으니 생각만 해도 힘들다 ㅎ 하지만 작년 말 올해 초에 능엄신주를 열심히 외면서 갑자기 내 삶을 긍정하게 되었고 내가 선택한 이 여정을 너무나도 사랑하게 되었다. 이것은 엄청난 기적이었다. 내 안에 꽉 막혀있던 무언가가 풀리는 느낌이었고 나 자신을 사랑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이 시점으로부터 촉발된 엄청난 외부 환경의 변화 또한 너무나도 놀라울 정도다. 물질계 안에서의 인과를 찾으려 하면 도저히 찾을 수 없는 기묘한 일이었다.
내 안에 들어있는 생각이 얼마나 많은지 원래는 정말 담백하게 뉴욕행 비즈니스석 리뷰를 미리 좀 써놓으려고 들어왔다가 시작한 서론 이렇게나 길어져버렸다. 뉴욕행 비즈니스석 리뷰는 다른 글에서 따로 쓰기로 했다. 꺼내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가 보다. 말하는 것보다 글을 쓰는 게 더 편한 나라는 사람. 사람들이랑 같이 있으면 이 정도까지 하고 싶은 말이 많은 것 같지는 않은데 글을 쓰면 하고 싶은 말이 너무너무 많아진다.
비행기를 좋아하는 여자
내가 생각하는 여행의 백미는 '여행지에 도착하기 전까지의 시간' 이다. 몸은 한국에 있으면서 여행을 준비하는 지금 이 시간이 너무 즐거운 걸 보면 기대라는 것은 참 재미있는 감정인 것 같다. 나는 비행기 타는 것을 너무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대학생 때는 비행기를 많이 타고 싶어 승무원이 되고 싶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때 내린 결론은 '비행기에서 일하는 사람이 되지 말고 비행기를 즐기는 사람이 되자'였고, 그리고 지금 와서 보면 나는 어느 정도 그런 삶을 살고 있는 것 같다.
평소에는 많이 먹지 않지만 기내식은 꼭 챙겨 먹는다. 땅에서는 밥때가 되어도 설레지 않는데 비행기 안에서는 밥때가 되면 너무 설렌다. 갤리에서 음식냄새가 솔솔 풍겨 나오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서 밥을 기다린다. 기내식을 먹지 않고 패스한다는 건 내게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대한항공 프레스티지석 종류
이번에 타게 될 뉴욕행 비행기는 대한항공 B747-8i 기종이다. 2층짜리 비행기이고 비즈니스석은 프레스티지 스위트 좌석으로 세팅되어 있다. 대한항공 비즈니스석 좌석에는 네 가지 종류가 있다.
- 프레스티지 스위트
- 프레스티지 플러스
- 프레스티지 슬리퍼
- 프레스티지
기종에 따라 세팅되는 비즈니스석 좌석이 다르다.
1번의 프레스티지 스위트 좌석은 칸막이로 공간이 확실히 분리되기 때문에 일등석 못지 않은 프라이버시를 가질 수 있다. 또한 좌석으로 들어가는 통로가 분리되어 있어서 창가측 사람이 복도로 이동할 때 복도측 사람에게 양해를 구하지 않아도 된다. 좌석을 완전히 눕히면 180도로 완전히 납작하게 눕힐 수 있기 때문에 잠자기에도 편하다.
프레스티지 슬리퍼 좌석은 인천-시드니행에서 타봤는데 나쁘지 않았다. 가운데 위치한 복도측 좌석이었는데 내 옆으로 사람이 아무도 타지 않아서 더 편하게 갔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그리고 연인끼리 같이 여행을 하는 경우라면 완전히 단절되어 있는 프레스티지 스위트보다 그래도 어느정도 서로 접근성이 있는 프레스티지 슬리퍼가 나은 것 같기도 하다.
인천-뉴욕 간의 비행기가 현존하는 모든 비행 중에 직항 기준으로 가장 긴 비행이라는데 벌써부터 행복하다. 갈 때 14시간 20분, 올 때 15시간 30분이라니. 비행기에서 마음껏 뒹굴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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