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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여행 D-Day] 대한항공 프레스티지석 인천-뉴욕(ICN-JFK) b747-8i 리뷰 본문
드디어 뉴욕여행 D-Day 다.
이번 뉴욕여행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면 5월도 반이나 지나있을 거고, 그리고 곧 6월이 올 테고, 그러면 2024년도 절반이 지나간다. 시간이 너무나 빠르다. 이번 일주일간의 뉴욕여행도 눈 깜짝할새로 지나가겠지. 왠지 모르게 내게 뉴욕은 늘 일주일이다. 대학교 졸업여행으로 방문했을 때도 그렇고 늘 뉴욕은 일주일.
출국 당일
한국 뉴욕 시차
하절기인 지금 섬머타임이 적용된 한국과 뉴욕 간의 시차는 13시간(서머타임이 아닐 때는 14시간). 나는 이 시차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다가 출국 전날 짐을 싸면서 밤을 새보면 어떨까 생각했었다. 밤새 짐을 싸고 오전 10시 비행기를 탄 후 14시간 30분 동안 숙면을 취하고 뉴욕 도착해서는 쌩쌩하게 놀자라는 거창한 계획! 하지만 일단 출국 전날 밤을 세우는 것부터 어그러졌다. 졸음을 도저히 참지 못하고 집에서 숙면을 취하는 바람에 여유롭게 짐을 싸려던 것도 막판에는 좀 급하게 쌌고 비행기에서는 기내식이랑 간식을 꼬박꼬박 챙겨 먹느라 14시간을 통으로 자지 못했다. 그리고서 한국시간으로 한참 밤잠 들어있을 시간에 뉴욕에 도착했으니 졸음이 쏟아질 수밖에. 그래도 내가 원했던 비행기에서의 웰빙은 실천했으니 그걸로 만족! 대한항공 b747-8i 탑승 후기를 써보려고 한다.
날씨요정의 삶
나는 어딜 가나 맑은 날씨를 몰고 다닌다. 내가 있는 곳은 항상 맑다는 건 아닌데 흐리고 궂은 날씨로 악명 높은 유럽여행 중에도 비가 거의 오지 않았고 그랬기 때문에 어디에서나 맑은 뷰를 감상할 수 있었다. 이번 뉴욕 여행에서 날씨를 체크했을 때는 흐린 날들이 많아서 아직 잘 모르겠지만 출국 당일에는 어김없이 나의 날씨요정력을 발휘하여 맑은 날씨를 보여주었다.
택시에서 내린 후 바로 찍은 공항 사진.
정말... 유리창으로 비친 하늘의 모습이 장관이다. 정말 공항은 전 세계의 모든 공항 중 인천국제공항이 탑이 아닐까 생각한다. 편리성, 심미성, 서비스 모든 면에서 말이다. 한국 사랑해.
하루 전까지만 해도 비가 추적추적 왔는데 바로 다음날 이리 쨍쨍하다니 이로써 내가 날씨요정이라는 정체성은 더욱 공고해지게 된다.
여행 성수기 5월
출국 당일 인천공항 제2 여객터미널에는 사람이 정말 정말 많았다. 공항에, 특히 제2터미널에 사람이 이렇게 많은 걸 경험한 게 정말 오랜만인데 아마도 이맘때 공휴일이 많이 껴있어서 사람들이 많이 몰린 것 같기도 하다. 나는 순수하게 내 생일을 기념하러 가는 건데 공교롭게도 많은 기념일이 끼어있는 5월에 생일이라 이러한 붐빔을 경험하게 된 거구나.
그러고 보면 5월은 성수기다. 명절을 제외하고 5월처럼 빨간 날이 많이 있는 달도 없다. 그런데 되돌아보면 내 생일이 있는 달에 해외여행을 간 적은 한 번도 없는 것 같다. 에니어그램 3번의 효율주의 성향 때문인지 늘 비수기만 찾아서 여행을 다녔던 나였는데 이렇게 여행 성수기를 골라서 해외여행을 가게 될 줄이야. 영광이다.
탑승시작 1분 전에 대한항공 프레스티지석 라운지에 도착했다. 프레스티지석 라운지도 거의 만석 수준. 나 정말 극 성수기에 여행 가는 거구나. 내가 가장 좋아하는 메뉴인 망고용과 샐러드를 시간 꽉꽉 채워서 야무지게 챙겨 먹고 탑승 게이트로 출발한다.
이 통창으로 보는 풍경은 늘 설레고, 미묘하고, 절경 같고 그렇다.
대한항공 프레스티지석
b747-8i
프레스티지석에도 종류가 많다. 기종에 따라서 좌석의 전체적인 배치와 프레스티지석의 종류도 달라지는 것인데 내가 탑승했던 인천-뉴욕행 비행기는 보잉 사에서 제작한 b747-8i 기종이었다.
비행기는 크게 에어버스(Airbus)사에서 제작한 비행기와 보잉(Boeing)사에서 제작한 비행기로 나눠진다. 에어버스사에서 제작한 비행기 기종은 a380, a350-900, a330 등 a로 시작하고, 보잉사에서 제작한 비행기는 b737-800, b777-300er, b787-9와 같이 b로 시작한다. 내가 타는 비행기가 에어버스인지 보잉인지 육안으로 구분하는 방법은 비행기 내부가 에어버스는 조금 더 각져있고 보잉은 좀 더 곡선이 많다고 한다.
내가 이번에 탑승한 b747-8i기종은 2층 전체가 프레스티지석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만큼 대형 항공기다. 내 좌석은 2층에 있었기 때문에 계단을 이용해 2층으로 올라왔다. 하지만 짐이 많은 사람이라면 좁은 계단을 이용해 2층까지 올라가는 게 그렇게 쉽지만은 않을 것 같다. 기내에 짐을 많이 들고 탄다면 2층 프레스티지석을 예매할 때는 한번 더 고민해 보는 게 좋을 것 같다.
프레스티지 스위트
스위트라는 이름이 붙은 것에서부터 알 수 있듯 프레스티지 스위트 석은 옆사람과의 프라이버시가 철저하게 보장된다. 칸막이를 닫으면 거의 나 혼자 쓰는 방과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어서 일등석과 큰 차이가 없어지는 것 같다. 그리고 실제로 프레스티지 스위트가 대한항공에 있는 프레스티지석 중에서 가장 좋은 등급이다. 이 등급은 약간 복불복처럼 주어지는데 등급이 낮은 프레스티지석에 걸렸다고 해서 더 저렴한 것도 아니고 프레스티지 스위트에 당첨됐다고 해서 가격이 더 비싼 것도 아니다. 프레스티지석은 어쨌든 프레스티지석이니 같은 돈을 내고 프레스티지의 낮은 등급의 좌석에 당첨이 되면 아쉬울 수 있다. 내가 타게 될 기종에 어떤 종류의 프레스티지석이 세팅되어 있는지는 예매하면서 미리 알아볼 수 있다.
우선 대한항공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해서 내가 원하는 도시와 날짜를 정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파리를 좋아해서 인천-파리 왕복 프레스티지석을 선택해서 들어가 보았다. 그러면 프레스티지석 등급을 선택하는 탭 아래에 '좌석 정보 미리 보기'라는 항목을 발견할 수 있다. 이걸 클릭하면 '자세히 보기'라는 탭이 보이고 그걸 또 클릭해서 들어가면 내가 탑승하게 될 기종에 어떤 종류의 프레스티지석이 배치되어 있는지 알 수 있다. 위 사진에서는 프레스티지 스위트석 당첨이다. 우연히 설정한 날짜에 프레스티지 스위트석 당첨이라니! 파리까지 프레스티지 스위트석으로 가면 정말 좋을 것 같다. 일 년에 한 번씩 꼭 파리 혹은 프랑스 남부 지역으로 여행 가는 게 나의 여행 버킷리스트 :)
인천-뉴욕행 기내식
인천-뉴욕행 프레스티지석에는 기내식이 두 번 서비스된다. 두 번 다 코스요리로 제공되고 이륙 직후에 한 번, 착륙 두 시간 전에 한 번 제공된다. 그 사이에 간식은 언제든 먹을 수 있는데 간식에는 라면, 피자, 시리얼바, 쿠키, 스낵 종류가 있으며 음료는 알코올과 논알코올 종류 모두 서비스된다. 프레스티지석에는 메뉴판 책자를 주는데 거기에 보면 어떤 음료가 서비스 가능한지 자세히 나와있으니 참고하면 된다.
그리고 출국 전에 대한항공 애플리케이션에서 사전 기내식 주문을 할 수 있다. 사전 기내식 주문을 통해서만 제공되는 메뉴들도 있으니 관심 있는 사람들은 이 서비스를 이용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나는 잭콕을 좋아해서 기내에 불이 꺼진 후 간식으로 잭콕+쿠키를 먼저 시키고 그 다음으로 해장 라면을 또 시켜 먹었다. 한국인에게 해장으로 라면은 국룰인 건가..ㅎ
국외 항공사의 비즈니스석에는 라면이 없다는 게 유일하게 아쉬운 점이다. 서비스나 다른 모든 면은 다 만족스럽더라도 라면이 없다는 게 엄청난 마이너스.. 작년에 에어프랑스 비즈니스석을 탑승했는데 어메니티도 무려 클라란스였고 와인을 사랑하는 나라답게 와인 리스트도 정말 다양해서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그 끓인 라면이 없어서 약간 아쉬웠다. 아 그리고 대한항공 프레스티지석 코스요리 디저트로 주는 하겐다즈는 정말 맛있다. 꼭 챙겨드시길!
중장거리 비행에서는 기내식이 아주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 같다. 첫 번째 코스요리와 간식 이야기를 끝내고 나니 갑자기 할 말이 없다.
이 정도면 나는 기내식을 먹으려고 비행기를 타는 거다!
비행기에서 영화 감상
그래도 또 떠올려보자면 장거리 비행의 두 번째 재미 요소는 영화다. 보통 비행기에서 셀렉해 주는 영화는 정말 퀄리티 높은 것들이 많아서 기본적으로 3-4개씩은 봤던 것 같다. 내 인생영화 중 꽤 많은 것들도 비행기에서 처음 만난 것들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끌리는 영화를 도무지 찾을 수가 없어서 내가 이미 봤던 영화 중에 이미 여러 번 볼 정도로 좋아하는 영화 두 편을 반복해서 봤다. 나이브스 아웃이랑 애프터썬. 나중에 이 두 영화의 리뷰도 써봐야겠다. 나이브스 아웃은 탐정물인데 너무 심각하지 않고 가벼워서 부담없이 보기 좋았고 또 배우들 한 명 한명의 연기가 너무 걸작이라 반복해서 봐도 지루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리고 탐정물의 특성상 배우들이 '말'을 많이 하기 때문에 영어공부 하기에도 좋다. 실제로 나이브스 아웃의 어떤 장면들은 대사를 다 외우고 있을 정도로 많이 봤다.
애프터썬은 소피라는 딸이 아빠와 튀르키예 여행을 갔던 추억을 떠올리는 영화인데 잔잔한 영화의 톤이 너무 좋고 아빠 역할의 감정선이 너무 가슴에 사무쳐서 그 감정선에 빨려 들어갔다. 지금은 이렇게밖에 표현을 못하겠다. 이 정도면 그 남자 배우의 연기가 정말 어나더 레벨이라는 뜻. 그리고 소피 역할로 나오는 배우의 페이스가 매력적이고 극 중 묘사되는 소피의 성격이 너무나 매력적이라, 나도 나중에 딸을 낳으면 저런 성격의 딸을 낳고 싶다는 생각까지 했다ㅎ 서로 정말 좋은 친구가 될 것 같다는.
그리고 두 번째 기내식
두 번째 기내식은 착륙 두 시간 전에 제공되며 첫 번째 기내식보다는 단촐하다. 그리고 두 번째 기내식은 밥이라는 느낌보다는 잠자는 사람들을 깨우는 느낌에 가까운 것 같다. 이제 곧 목적지에 도착하니까 일어나서 준비하라는 ㅎ
이렇게 대한항공 b747-8i 인천-뉴욕행 프레스티지 스위트석 리뷰를 마쳐보려고 한다. 비행기에서 내린 후 공항에서 또 입국수속 전쟁이 시작되겠지만 그렇게 우당탕 하면서 미국 땅에 첫발을 내딛는 느낌은 마치 척박한 땅을 개척하는 것 같고 그 느낌은 나를 에너지 넘치게 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아메리칸 드림을 안고 오는 미국이라는 거대한 땅이 주는 에너지를 마음껏 받아보고 오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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